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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세종(10) 세종 업적 세계에 알리기

세종대왕에 대한 세계인들의 인지도는 얼마나 될까? 정확한 통계지표는 없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꽤 알려진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어떨까? 링컨, 처칠, 간디 등 세계 유명 위인들과 비교해 보면 어떨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초등학생...

세종대왕에 대한 세계인들의 인지도는 얼마나 될까? 정확한 통계지표는 없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꽤 알려진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어떨까? 링컨, 처칠, 간디 등 세계 유명 위인들과 비교해 보면 어떨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초등학생만 돼도 링컨, 처칠, 간디를 잘 안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외국에 살고 있는 지인들 얘기로는 대학생들조차도 세종대왕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물론 그들의 잘못이 아닐 것이다. 우리의 위인을 세계에 알리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이사로 있는 한국어인공지능학회(회장 이대로)는 575돌 한글날을 맞아 세종대왕 업적을 해설한 60여 개 동영상에 한국어와 더불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 5개 외국어로 자막을 입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것은 의미가 있다. 자막 방송이지만 세종의 모든 업적을 10개 분야(한글, 소통, 지식경영, 과학기술, 음악, 복지, 국방, 농업, 의료, 국토지리, 정보통신)로 나누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전 세계에 알려서 더욱 그렇다.

또 나의 한글 특강을 들은 아이들이 내가 개발한 한글춤 하하호호를 더욱 발전시켜 추기도 하면서 나는 아이들의 춤사위에 흠뻑 빠져들었다.

▲다국어 자막으로 제작한 세종대왕 혁신 리더십 유튜브 영상.(라시아어,중국어) © 김슬옹 제공

이 사업을 기획한 김들풀 님은 올해는 프랑스와 독일 같이 영어 자막으로 소통될 수 있는 지역의 언어는 제외하고, 그 대신 실제 사용 지역이 넓은 스페인어와 러시아어를 포함했다고 한다. 외국어 자막이 중요한 만큼 해당 언어와 한국어 모두 능통한 전문가들을 번역자와 교열자로 하여 번역의 엄밀성을 기했다고 한다.
필자가 담당한 분야는 소통대왕 세종이다. 기본 내용을 입말 그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세종대왕 혁신 리더십 스페인어 자막 화면(유튜브). © 세종신문

“세종대왕은 소통대왕이었습니다. 세종대왕이 얼마나 소통을 중요하게 여겼는지는 학문과 정치 모든 분야에서 경청과 토론과 질문을 중요하게 여긴 태도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조선 시대에는 신하들과 학자들과 학술 토론으로 정치를 논하던 경연이라는 제도가 있었는데 이 제도를 가장 많이 활용한 임금이 세종대왕이었습니다. 세종대왕은 임금 직속 연구기관인 집현전을 세우고 주로 여기에서 학술 토론 세미나를 이어갔습니다. 거의 매일 다양한 주제로 신하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토론하기를 즐겨 했습니다.

둘째, 토의 토론을 늘 실천했습니다. 세종은 22살의 젊은 나이에 왕위에 올라 임기 내내 의논, 토론 등을 매우 중요하게 실천했습니다. 즉위하자마자 중요한 인재 임명에서도 대신들과 함께 의논해서 처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셋째는 남의 의견을 중요하게 여기도 경청을 실천했습니다. 토론하는 분위기 만들어 소통 과정의 합리성을 추구했습니다. 이를테면 신하들끼리 중요한 문제를 토론하여 의견을 모았는데 서로 다른 의견이 팽팽하게 맞설 경우 또 다른 이를 함께 의논하게 한 뒤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넷째, 신하들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고 의견이 없을 경우 의견을 낼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장 토론을 즐겨했습니다.

다섯째는 질문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질문은 참된 소통을 출발이자 과정이었습니다. 1436년 제주도 어느 노인이 용 다섯 마리를 봤다는 보고를 듣고 대략 10가지 질문을 직접 내려보내고 그 답을 직접 듣기도 했습니다. 세종은 ‘(1) 용의 크고 작음과 모양과 빛깔과 다섯 마리 용의 형체를 분명히 살펴보았는가. (2) 그 용의 전체를 보았는가, 그 머리나 꼬리를 보았는가, 다만 그 허리만을 보았는가. (3) 용이 승천할 때에 구름 기운과 천둥과 번개가 있었는가. (4) 용이 처음에 뛰쳐나온 곳이 물속인가, 수풀 사이인가, 들판인가. (5) 하늘로 올라간 곳이 인가에서 거리가 얼마나 떨어졌는가. (6) 구경하던 사람이 있던 곳과는 거리가 또 몇 리나 되는가. (7) 용 한 마리가 빙빙 돈 것이 오래 되는가, 잠깐인가 (8) 같은 시간에 바라다 본 사람의 이름은? (9) 용이 이처럼 하늘로 올라간 적이 그 전후에 또 있었는가?’와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무슨 특별한 질문이 아니라 초등학생도 가능한 질문이었고, 중요한 것은 제주도 변방의 힘없는 할아버지를 예우하고 중요 사건 목격자로 존중하고 소통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세종은 토론과 질문을 통한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고 실천했기에 세종이 위대한 학자가 되었고 그런 학문을 바탕으로 위대한 정치를 했기에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끝없이 묻고 대화하고 토론을 통한 태도가 빛나는 세종 시대의 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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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세종신문>에 필자가 연재했던 것입니다.





김슬옹

김슬옹

한글닷컴(Haangle.com) 연구소장/편집위원, 세종국어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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