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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빛내 준 15권의 책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라는 것만 알았지, 내가 태어난 날이라는 것을 모르는 후손들이 아직도 많다 하니 내 어찌 서운하지 않겠는가? 사실 이보다 더 서운한 것이 있다. 서울시는 내가 태어난 곳에 작은 돌비석만 세운 채 지저분한 길거리에 방치하고...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라는 것만 알았지, 내가 태어난 날이라는 것을 모르는 후손들이 아직도 많다 하니 내 어찌 서운하지 않겠는가? 사실 이보다 더 서운한 것이 있다. 서울시는 내가 태어난 곳에 작은 돌비석만 세운 채 지저분한 길거리에 방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내가 태어난 날에 나를 기리는 행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세종시도 말로만 세종시이지 이번에 세종국어문화원이 나를 기리는 15대 업적 전시를 하고자 하였으나 행사 비용 천만 원이 없어 거절했다고 하니 안타깝다.

그나마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한글학회, 외솔회, 국어운동 학생회 등이 꽃 바치기 행사를 꾸준히 해주어 마음의 위안이 된다. 더욱이 나를 극진히도 잘 품어주고 있는 여주시가 문화재청과 함께 매해 한 번도 빠짐 없이 나를 기려주니 서울시와 세종시의 서운함을 잊고자 한다.

이런 터에 세종신문 내 회고록을 빠짐없이 읽고 있는 어느 후손이 15일을 맞아 나를 기리는 책 15권 추천을 의뢰해 와 마지못해 응하기로 한다. 사실 나에 관한 책이 국회도서관에 5,230여 권이나 나와 있고 한결같이 내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었지만 그래도 먼저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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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섭(1971/2004:수정판) ≪세종대왕≫

나에 대한 전기를 가장 체계적으로 앞서 저술한 책이다. 이 책은 나를 기리는 최초 단체인 세종대왕기념사업회를 일구는데 앞장서고 5대 회장(1968-1970)을 지낸 최현배 부탁으로 저술한 책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우리 말과 글의 연구와 운동으로 내 정신을 널리 편 학자인 최현배는 1970년에 하늘나라 내 곁으로 왔으니 결국 이 책을 못 본 셈이다. 나에 대한 표준화된 연표도 이 책 부록에서 비롯되었으니 이래저래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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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2016)의 ≪신의의 지도자 세종정신≫

젊은 나이에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 들어와 나를 기리는 일에 일생을 바친 이의 저술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사실 후손 중에 박종국보다 나를 더 알고 기린 이는 없을 것이다. 내가 간절하게 추구했던 자주정신, 실용정신, 애민정신 등 3대 정신을 중심으로 나의 모든 업적을 말끔하게 정리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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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모(2008) ≪세종처럼:소통과 헌신의 리더십≫

스테디셀러가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니 그 공이 크다. 정조 전문가인 내 후손이 세종 전문가 스타로 발돋음하게 만든 책이니 굳이 이 책을 소개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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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옹(2019) ≪세종학과 융합인문학≫

나에 대한 학문 ‘세종학’을 최초로 집대성한 책이라 내가 보통 흐뭇한 게 아니다. 1부에서는 세종학의 얼개를 2부에서는 나에 관한 업적을 11가지로 심도 있게 정리했다. 더욱이 3부는 나에 관한 모든 연구 문헌을 최초로 정리했으니 후손들은 이 책을 디딤돌 삼아 나를 연구하고 공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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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2021) ≪세종의 선택≫

나를 무조건 칭송하는 책이 아니라 나의 고뇌, 아픔, 결점까지도 역사가의 담담하면서도 냉엄한 시각으로 조명해 주어 뽑았다. 백승종같은 역사가가 있어 나의 고뇌까지도 있는 그대로 빛이 난다. 이 책 머리말(6쪽)대로 나도 엄연한 역사적 존재다. 그가 나의 언행을 선의로든 악의로든 함부로 과장하지 않으려고 애쓴 이유를 왜 모르겠는가. 역사가의 이름을 얻으려는 이들은 백승종을 본받아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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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재 , 한국학중앙연구원 세종국가경영연구소(2010) ≪세종과 재상 그들의 리더십≫

나에 대한 리더십 연구로 일가를 이룬 정윤재를 비롯하여 6명이 쓴 이 책은 내가 어떻게 큰 업적을 남겼는지 그 과정과 배경을 집중 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내용들이다. 특히 내 시대를 있게 만든 아버지 태종, 문무를 겸했던 이천, 일처리의 천재였던 변계량, 최장수 장수로 내 곁을 늘 지켰던 황희 등의 리더십을 함께 살펴 의미가 있다. 내가 아무리 특출나다 해도 임금이 아니었다면 어찌 그 많은 업적을 남겼겠는가. 많은 인재들이 함께 이루어 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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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편·한은주 역(1998) ≪세종대왕-15세기 한국의 빛≫

한국어와 영역이 함께 있어 외국에 내 업적을 널리 알린 책이다. 15세기의 그야말로 다양한 분야에서 빛났던 시대적 의미를 14편의 논문으로 엮었다. 도널드 베이커의 〈세종대왕-천지를 조화롭게 하다〉, 마크 피터슨의 〈세종실록〉, 밀란 헤이트마넥의 〈집현전〉, 김여수의 〈세종대의 유학〉, 마티나 도이흘러의 〈조선 초기의 예〉, S.로버트 램지의 〈한글〉, 손보기의 〈세종대왕의 인쇄술 혁신〉, 피터 H. 리(이학수)의 〈세종대왕과 용비어천가〉, 로버트 C. 프로파인의 〈세종대왕과 음악〉, 안휘준의 〈세종대의 미술〉, 정양모의 〈조선 초기의 도예〉, 이태준ㆍ전상운의 〈15세기 한국의 과학기술과 농업발달〉, 홍원식ㆍ김쾌정의 〈세종대왕의 의학적 공헌〉, 박병호의 〈법제도 발전에 있어서의 세종대왕의 공헌〉 등이 영역과 더불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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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성왕탄신육백돌기념문집 편찬위원회(1999) ≪세종성왕육백돌≫

내가 태어난 600돌을 기념하면서 각계 인사 600여명에게 자유자재의 제목을 선정, 글이나 글씨 등을 써 줄 것을 부탁하여 격려사 1편, 그림 3편, 서예 43편. 그래픽 디자인 10편, 시와 시조 16편, 산문과 논문 166 편 등 모두 239 편을 수록한 책이다. 후손들의 나에 대한 정성을 듬뿍 느낄 수 있어 참으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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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2006) ≪세종, 조선의 표준을 세우다≫

내 정치 문화적 업적을 ‘표준’이라는 관점에서 명확하게 짚어준 책이다. 이한우는 내가 왕위에 오른 다음부터 말년까지의 삶을 따라가며, 첨예한 정치 갈등과 개인적 비극을 넘어 각 분야에서 조선의 표준을 세우고 훈민과 애민의 정치를 펼친 세종의 리더십을 치밀하게 분석했다. 더불어 그 과정에 담긴 내 집념과 완벽주의, 나의 눈물과 고뇌, 그리고 살림과 포용의 정치가 또는 학자로서의 모습 등을 다채롭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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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동(2003) ≪세종대의 음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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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민(2013) ≪훈민정음과 세종악보≫
음성학과 음악학 측면에서 내 업적을 분석한 책이다. 사실 나의 음성학과 음악학은 같은 뿌리다. 한태동 후손은 해박한 사상적 지식을 바탕으로 동국정운 등을 심도있게 분석하고 정음의 실체를 밝혀주었고 최종민 후손은 음악가답게 내 음악 업적의 의미를 훈민정음과 연관시켜 가장 치밀하게 밝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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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제(2020) ≪세종이 꿈꾼 나라≫

내 행적을 그대로 묘사한 실록 기록을 따라 그 이면의 의미를 낱낱이 분석한, 내 일기나 다름없는 책이다. 나의 인간적인 질병 문제를 다루며 나를 걱정해 준 ≪나라와 백성 향한 세종의 번뇌≫(2002, 세종대왕기념사업회)를 쓴 이석제의 후속작이라 더욱 의미가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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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인(2016) ≪세종식 경청≫

내 품성과 역량을 샅샅이 밝혀낸 책이라 스스로 소개하기가 민망하지만, 천명(天命)과 천도(天道)에 따라 인정(仁政)과 덕치(德治)를 펼쳤던 나의 행적을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한 공동체 관점에서 조목조목 짚어주니 좋다. 조병인 저자 말대로 나의 품성과 역량이 후손들의 문제 해결에 필요한 안목과 통찰력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권오향ㆍ김기섭ㆍ김슬옹ㆍ임종화(2020) ≪세종은 과연 성군인가, 이영훈 우문에 대한 현답≫ 이영훈(2018)의 ≪세종은 과연 성군인가≫에 대한 반론서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 많이 울었다. 이승만을 띄우고자 나를 폄하하기를 서슴지 않았던 이영훈(2018)의 책이 나왔을 때 몹시 언짢았는데 이런 반론서가 나오니 마음이 놓인다. 네 명의 저자들이 내 젊은 시절 이름을 딴 ‘원정재’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다니 더욱 가상하다. 토론을 즐겼던 내가 나를 비판하는 책(이영훈)이 나왔다고 내가 어찌 그것을 꺼리었겠는가? 문제는 이영훈의 책에서 훈민정음을 한자음 발음기호로 만들었다는 해괴한 근거(이숭녕, 정광)로 내가 성군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니 그 점이 가슴이 아팠던 것이다. 그것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며 역사 사실에 대한 곡해이기 때문이다. 노비 문제에 대해서도 이영훈이 오해했던 부분을 명쾌하게 풀어주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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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향ㆍ김기섭ㆍ김슬옹ㆍ임종화(2020) ≪세종은 과연 성군인가, 이영훈 우문에 대한 현답≫

이영훈(2018)의 ≪세종은 과연 성군인가≫에 대한 반론서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 많이 울었다. 이승만을 띄우고자 나를 폄하하기를 서슴지 않았던 이영훈(2018)의 책이 나왔을 때 몹시 언짢았는데 이런 반론서가 나오니 마음이 놓인다. 네 명의 저자들이 내 젊은 시절 이름을 딴 ‘원정재’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다니 더욱 가상하다. 토론을 즐겼던 내가 나를 비판하는 책(이영훈)이 나왔다고 내가 어찌 그것을 꺼리었겠는가? 문제는 이영훈의 책에서 훈민정음을 한자음 발음기호로 만들었다는 해괴한 근거(이숭녕, 정광)로 내가 성군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니 그 점이 가슴이 아팠던 것이다. 그것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며 역사 사실에 대한 곡해이기 때문이다. 노비 문제에 대해서도 이영훈이 오해했던 부분을 명쾌하게 풀어주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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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옹(2018) ≪퀴즈 세종대왕≫

나에 대한 모든 업적을 퀴즈로 만든 책이다. 나에 대한 내가 이룩한 업적에 대한 퀴즈를 10장에 걸쳐 다양한 퀴즈로 담아냈다. 단 한 건의 주요 역사도 빠뜨리지 않았으니 김슬옹의 말대로 온 가족이 퀴즈를 풀면서 나를 기려주기를 바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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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란 글/김희백 글씨(1997) ≪세종대왕:장편 서사시≫

나에 대한 최초 장편시라 가슴이 뜨거워진다. 나를 노래한 수많은 시인과 가객이 있지만 이 시만큼 나의 모든 것을 담아내면서도 큰 울림을 준 시는 없었느니라. 시 한 구절 한 구절 모두 소중하지만, 첫 시 “어질고 현명한 임금 나시니”의 “천 년 이끼 낀 용마루에 걸린/오늘 저 하늘은 참으로 아름답다/흐리던 하늘 안개 걷히고/맑고 향기로운 바람이 감도누나”인 첫 연이 내 마음을 한없이 달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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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저작자(박재택,김슬옹) 동의로 공유합니다.





세종

훈민정음은 백성들과 함께 /세종

한글 집현전(Editor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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