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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문화원과 함께하는 우리 말글 생활

‘Chat GPT’가 아직은 잘 못하는 일 민원을 신청하는 서식 속 표현이 너무 어려워서 갸우뚱하신 적은 없으신지요? 공지가 애매해서 헷갈렸던 경우는요? 단어의 뜻이 궁금할 때는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되지만, 문장이나 표기, 표현이 애매할 때는...


‘Chat GPT’가 아직은 잘 못하는 일
민원을 신청하는 서식 속 표현이 너무 어려워서 갸우뚱하신 적은 없으신지요? 공지가 애매해서 헷갈렸던 경우는요? 단어의 뜻이 궁금할 때는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되지만, 문장이나 표기, 표현이 애매할 때는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할까요? 

요즘 주목받고 있는 ‘Chat GPT’나 ‘AskUp’ 같은 인공지능(AI) 서비스의 도움도 도움이 되긴 할 겁니다. 복잡하지 않은 어문규범은 이미 개발된 맞춤법 검사기나 인공지능 서비스가 해결해주긴 하더라고요.

실험을 하나 해봤습니다. 인공지능 중에서 가장 최신 버전인 ‘Chat GPT4’를 탑재했다는 ‘Bing Chat’에 “<이 배는 사람과 짐을 싣는다>란 문장의 문제가 뭔지 알려줘.”라고 질문해보았지요. 

그랬더니 ‘Bing Chat’은 이렇게 대답해주었습니다.

 “이 문장의 문제는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맞지 않는 것입니다. ‘이 배’라는 주어는 ‘사람과 짐을 싣는다’라는 서술어와 맞지 않습니다. 이 문장을 고치면 ‘이 배는 사람과 짐을 실을 수 있다’로 고칠 수 있습니다.”

제가 질문한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 호응 오류로 유명한 문장입니다. 검색된 자료 중에 이 문장의 오류를 정확하게 지적한 자료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은 틀린 대답을 해준 거죠. 그래서 이번엔 문장을 좀 바꿔서 질문해봤습니다. 

“<이 배는 짐과 사람을 싣는다> 문장의 문제가 뭔지 알려줘.” 
이렇게요. 그랬더니 인공지능은 이렇게 대답해주었습니다. 

“이 문장의 문제는 무엇인지 알려드릴게요. 이 문장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배가 짐과 사람을 싣는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배가 짐과 사람을 싣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은 문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역시 틀린 대답입니다. 문맥도 좀 어색하죠? 하지만 자신있게 바른 답인 것처럼 대답해줘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 대답은 인공지능에 질문할 때마다 달라졌지만, 결국은 올바른 답을 찾아주지 않았습니다. 물론 누군가가 올바른 답을 인공지능에게 가르쳐준다면 인공지능도 올바른 대답을 해주겠죠. 아직은 인공지능 서비스가 속 시원하게 해결할 수 없는 우리 말글의 의문점들이 있습니다. 사람이 필요한 거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당장 대학에만 가도 국어 관련 전공이 아닌 이상 국어 관련 질문을 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럴 때 찾을 수 있는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국어문화원입니다. 국어문화원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없으시다고요? 그렇다면 ‘국어기본법’에 대해 들어보신 적은 있으신지요?

우리 말글 생활의 기본을 바르게 세우기 위해 만들어진, ‘국어기본법’
‘국어기본법’은 국어의 사용을 촉진하고 국어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는 법으로 2005년 7월 28일에 제정된 법입니다. 국어기본법 제14조에는 국민 언어생활의 편의를 위하여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고요. 제16조에서는 국어 정보화의 촉진을 위하여 국가는 인터넷 및 원격 정보통신 서비스망 등 정보통신망을 활용하는 국민이 국어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을 시행하여야 한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즉, 한글이 우리나라의 글자로 바로 서고, 국어가 바르게 사용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법이 바로 국어기본법입니다.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과 국어 생활을 도와주기 위한 ‘국어문화원’
국어문화원은 이 ‘국어기본법’에 따라 지정된 기관입니다.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과 고민을 풀어주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국어기본법 제24조에 국민의 국어 능력을 높이고 국어와 관련된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이 정하는 전문 인력과 시설을 갖춘 국어 관련 전문 기관, 단체 또는 고등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학교의 부설 기관 등을 국어문화원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거든요. 이 규정에 따라 전국에 22곳의 국어문화원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제가 부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경북대를 비롯해 전국의 대학과 시민단체, 한국방송공사(KBS) 등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국어문화원이 전국에 22곳 있습니다. 이 22곳을 대표하는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도 있지요.

이 국어문화원연합회를 중심으로, 전국의 국어문화원은 공공언어 개선 사업, 우리말 가꿈이 사업, 전문용어 개선 사업, 지역어(방언) 보존 사업,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 사업, 청소년 및 성인 문해력 증진 사업, 세계 한국어 한마당 사업 등, 바른 국어 생활에 도움을 주고, 우리 말글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5월 15일에 저희 한국어문화원이 진행한 ‘우리말 가꿈이들과 함께하는 세종 나신 날’ 행사도 그런 사업 중 하나입니다.
5월 15일을 그동안 스승의 날로만 알고 계셨다면 내년 5월 15일엔 국어문화원과 함께하는 우리말 가꿈이의 활동을 주목해주세요. 우리 민족의 스승, 세종 나신 날이 바로 스승의 날이랍니다. 

이렇게 우리말을 바로잡고 우리말과 관련된 것을 알리는 일들 외에도 국어문화원은 여러분들이 궁금해하는 국어 관련 질문들에 답해주실 전문 연구원들이 계십니다.

22곳의 국어문화원마다 특화된 사업들도 있어요. 대표적으로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은 제주 방언을 보존하고 알리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고요. 저희 한국어문화원은 경북 방언을 보존하고 알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한국방송공사 국어문화원은 멋진 목소리의 아나운서들이 표준 발음법을 알려주고 있기도 합니다. 

어떠세요? 여러분이 국어문화원을 더 많이 찾아주시면 국어문화원은 더욱 힘을 내서 여러분의 바른 우리 말글 생활의 동반자가 되어 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국어 관련 의문이 있으면 참지 마시고 가까운 국어문화원을 찾아주세요. 국어문화원에서 정확한 답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안미애

안미애

경북대 국문과 부교수, 경북대 한국어문화원 부원장

ahnmiae@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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