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아모레퍼시픽한글노리〉, 〈청구역한글노리〉저작자 : 한재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낸 국가, 약 70년 만에 최빈국에서 강대국으로 성장한 국가.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한강의 기적이라는 역사를 써 내려간 대한민국. 그 중심에...
▲ 사진 〈아모레퍼시픽한글노리〉, 〈청구역한글노리〉저작자 : 한재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낸 국가, 약 70년 만에 최빈국에서 강대국으로 성장한 국가.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한강의 기적이라는 역사를 써 내려간 대한민국. 그 중심에 저는 한글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한글이 있었기에, 여러 산업을 위한 첨단 지식의 기반을 만들어낼 수 있었고, 낮은 문맹률이 국가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연세대학교 ‘한글물결’ 동아리는 이러한 한글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켜나가는 동아리입니다. 한글을 지키는 여러 활동을 하며 한글의 역사를 기리고자 노력합니다. 우리부터 한글 사랑을 실천하고자, 동아리의 모든 명칭을 순우리말로 만들어서 이용하고 있습니다. 동아리의 회장은 ‘으뜸’, 부회장은 ‘버금’, 총무는 ‘살림’, 여러 홍보물을 제작하는 홍보부는 ‘알림’, 기타 임원진은 ‘공부빗’, 그리고 동아리의 회원들은 ‘모람’, 엠티는 ‘수양회’, 신입생오티는 ‘새모람 반김 잔치’ 등으로 순우리말을 적극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년도 으뜸은 정치외교학과 22학번 이창기, 버금은 심리학과 19학번 고명진, 살림은 중어중문학과 21학번 주민경, 공부빗은 정치외교학과 21학번 박서현, 기계공학과 22학번 김은혁, 지구시스템과학과 23학번 이수인, 알림은 경영학과 22학번 고민정이 맡아 동아리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매년 한글날에는 모든 동아리의 모람들이 모여, 세종대왕 동상에 꽃을 바치는 행사를 진행합니다. 한글의 가치를 기억하고, 한글을 처음 만들어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 수 있게 해주신 세종대왕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한글물결의 선배님들과 현재 모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자리를 가집니다.
한글물결에서는 우리말 사랑을 결코 말로만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말 사랑의 가장 큰 실천 사례로, 학생회관의 ‘맛나샘’과 ‘고를샘’ 학생식당, 그리고 93년 대전엑스포 때 처음 사용된 단어 ‘도우미’ 등이 모두 한글물결 선배님들의 작품입니다. 한글물결에서는 매주 1회 모임을 통한 순우리말 공부, 자체적으로 마련한 게시판을 이용한 우리말 관련 설문조사, 한글날 세종대왕상 꽃 바치기 행사 등 다양한 활동으로 우리말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아리 모람들 사이의 끈끈한 정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국문과가 아닌 경제학과, 컴퓨터과학과 등 다채로운 전공이 어우러진 한글물결에서는 출신 학과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습니다. 또한 동아리방 내에 컴퓨터와 프린터, 책상, 탁자, 온열기, 다수의 전공서적 등을 구비하여 모람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고 편하게 동아리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조금 더 2030에게 다가가고자, 한글을 이용한 이모티콘 제작을 시도해 보고자 하고 있습니다. 누리소통망(카카오톡)에 그림말(이모티콘)을 응모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주제를 잡고 한글을 이용한 그림말(이모티콘)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서울을 탐방하거나, 한글의 역사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볼 수 있는 모임을 달에 2번 정도 기획하고자 합니다.
“모든 고귀한 것은 힘들 뿐만 아니라 드물다.” 신학으로부터 철학을 구출한 철학자 스피노자가 『에티카』라는 책을 끝내며 남긴 문장입니다. 연세대학교 한글물결은 연세대학교, 대한민국 전체에 남은 한글을 지키는 마지막 동아리입니다. 한글을 지켜 나아가는 활동이 힘들고 드문 과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고리타분한 것 같고, 왜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 동아리를 운영하는 것에 항상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특히, 새 모람을 모집하는 일이 매우 어렵습니다. 뭔가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런 것들로 새로운 사람들을 모집하는 것에서, 다른 동아리처럼 특정 콘텐츠가 존재하거나 취미라는 이름으로 불리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 한글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지금까지 이끌어온 우리의 말과 글을 사랑하는 일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를 더 멋있다고 생각하고,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익숙해진 한국인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한글과 한국어를 사랑하는 마음을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릴 수 있다면, 저희 동아리가 하고 있는 드물고 힘든 일이 빛을 발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저희 동아리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우리는 매년 한글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분, 생활 속에서 한글이 자리 잡고, 우리 민족의 유구한 전통과 역사가 그 자체로 존중받는 그날까지, 한글물결의 행보에 관심을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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