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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HANGEUL)

한글(HANGEUL) 성명순(Seong Myungsoon) 하늘과 땅의 형상과 그 사이 가장 귀중한 사람의 모습을 소리의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첫소리와 끝소리를 입혀 어린 백성의 뜻을 글로 펴게 하시니 마침내 숲에 지저...



한글(HANGEUL)

성명순(Seong Myungsoon)


하늘과 땅의 형상과
그 사이 가장 귀중한 사람의 모습을
소리의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첫소리와 끝소리를 입혀
어린 백성의 뜻을 글로 펴게 하시니

마침내 숲에 지저귀는 새소리
맑은 계곡을 흘러내리는 시냇물 소리
사시사철 변하는 바람 소리까지
모습을 드러내게 하시도다

들에 놓인 돌멩이
풀 한 포기 그리고 들꽃을 닮은
떠꺼머리총각부터 볼이 발그스레한 계집애까지
억쇠 큰돌이 민들레 달래로 이름자를 적게 하신
백성을 어엿비 여기신 마음이 뿌리내린 오백팔십여 성상

뜻과 소리를 함께 담아내는
세상 가장 큰 그릇 한글
이제 삼천리를 넘어 온누리
가장 알차고 편한 글밭이 되리라

김춘수의 시 『꽃』에서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내게 다가와 꽃이 된다. 이렇게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누군가의 정체성에 그 의미를 부여하는 도구이며 동시에 그 본질 자체이다.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못하는 그저 몸짓에 지나지 않는다. 어디 이름뿐이랴. 기록(記錄)이 자신의 정체성과 또 그 정체성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동일성을 확보해 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글 창제 이전의 일반 백성은 기록의 수단이 없었다. 유일한 기록 수단인 한자는 사대부들만의 전유물이었다. 이에 ‘어린 백성을 어엿비 여겨’ 애민정신으로 이루신 문자가 한글이다. 홑소리의 근간을 하늘과 땅으로 삼고 사람을 가장 귀히 여겨 그 가운데 넣으신 뜻이 그 증거이다.

뜻이 음식이라면 언어는 그 음식을 담는 그릇이다. 비로소 백성들이 자신의 뜻과 이름을 글자로 적을 수 있었고 새소리 시냇물 소리 바람 소리까지 글자로 적어 자연과 교감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이제는 한글이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기록 수단이라는 사실이 확실하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 고마움에 뜻을 담아 시로 표현해 보았다.


청라 성명순(Seong Myungsoon)


창녕 출생

2012년 《청암문학》 신인상 등단(동시부문)

황금찬 문학상 수상, 제 9회 한국농촌문학상 수상, 수원예술인상, 시집 『시간 여행』, 『나무의 소리』, 한.독 시집 『하얀 비밀』 출간

수원예술학교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인문학콘텐츠 개발위원,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세종학교육원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






성명순

성명순(Seong Myungsoon)

시인 / 세종학교육원 전문위원

chengla@naver.com



댓글 1개

  1. 한류문화의 큰 축인 한글닷컴에 미약하나마 한글시로 보탬이 되었기에 저도 기쁩니다.
    한글시를 쓸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김슬옹박사님과 차민아대표님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한글이 활짝 꽃 피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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